벌써 2년전인 구글 첫 출근 전 날, 그 날은 결혼식 전날 만큼이나 긴장되고 떨렸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잠 들었는지, 어떻게 채비하고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출근시간 아침 사무실을 열고 들어간 구글 한국 사무소 만큼은 선명하게 제 기억 속에 있습니다. 만약 구글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실망을 많이 했을지도 모를 만큼 작은 사무실에 책상 6개가 있고, 그나마 신참인 저를 위한 책상은 아예 없었습니다. 대학생 때 도서관에서 “메뚜기”를 해 본 적이 없건만, 구글 출근 후 한동안, 저는 출장가신 분의 책상 두 개 사이에서 메뚜기 뛰며 열심히 구글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부족함이 없었던 것은 역시나 구글의 음식입니다. 시커먼 철제 서랍을 열기만 하면 엄청난 스낵이 가득했으니까요. 그 스낵과 함께 저는 살찌고 건강해졌고, 저의 커가는 육신처럼 사무실도 커지고 넓어지더니, 이제 한눈에 다 볼 수도 없는 큰 사무실로 이사하는 날이 오게 되었네요.

‘부글 코리아”냐 “구글 코리아”냐 라는 웃지 못할 질문을 받은 적도 있고, Sales & Ops team 6명이 전부였던 작은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일들은 이제 재미있는 추억거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최근 조인하신 두 분의 경영진을 비롯, 나날이 늘어가는 직원들이 함께 근무할 수 있도록 이제 작은 사무실을 뒤로 하고 새로운 둥지를 찾아 가게 되었습니다. 실로 이사 짐을 싸는 지금도 도대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짐을 싸다 보니 지난 1년 9개월의 세월이 6박스로 딱 정리가 되네요. 이제 새로운 곳으로 가서 이 세월을 풀더라도 지금과 같은 느낌은 아니겠죠. 마치 초등학교 시절, 새 학년이 된 3월 초, 새 교과서를 받고 집으로 가는 기분입니다. 그땐 아주 설렜죠. 새로운 공간으로 첫 출근하는 날은, ‘올해는 꼭 공부 열심히 할테다!’ 하며 아직 펼쳐진 적 없는 어색한 새 책에 다짐하듯 꾸~욱 눌러 주름을 잡아 주던 초등학생 시절 기분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구글의 사무실은 전 세계가 비슷한 이미지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본사에 가서 많이 부러워 했었는데, 과연 한국도 멋진 음식으로 채워진 사무소 일까요? 아아… 가장 기대되는 건 역시나 음식이네요.

새로운 곳에서도 열심히 육신과 정신을 살찌우며 구글러 로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가는 구글의 당당한 모습을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