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열렸던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ADL) 행사에 이어 후속행사로 12월 19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Post Android Developer Lab(이하 Post ADL)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세가지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씽크프리 사례를 통해 보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앱 개발 노하우 (조찬제, 한글과 컴퓨터)
2. 고성능 앱 개발을 위한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이해 (고현철, 인시그널)
3. 구글 TV: What’s next? (전준희, 구글)

이번 행사는 안드로이드 개발에 필요한 실질적인 경험 사례와 안드로이드 시스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후 추가될 구글 TV에 관한 내용을 통해 국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의 전반적인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공유해 주신 강사분들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꽉 채워 주신 많은 안드로이드 개발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안드로이드 플랫폼 개발자로 일하고 계신 김용욱님의 후기로 대신합니다. 

앞으로도 구글은 한국의 개발자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자 하니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김용욱님의 후기,
 "연차 휴가를 다 써서 내년 휴가를 당겨 썼어" 

최근에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요즘만큼 개발자가 바빴던 때가 또 언제였나 모르겠습니다. 한 달에 몇 번이나 컨퍼런스나 세미나가 있죠, 커뮤니티와 산업 모두 기술에 관심이 있어 요즘은 개발자에게 가장 행복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워낙 행사가 많다 보니 연차휴가가 부족한데 어느 행사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마저 듣게 됩니다. 저도 연차휴가가 부족해진 흔한 요즘 개발자 1인이기 때문에 어떤 행사를 가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저도 최근에 많이 고민했는데요, 이번에는 구글의 Post ADL 행사에 왔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개발 방법을 다룬 세션, 조금 더 바닥으로 내려가 플랫폼을 다루는 세션, 아직은 낯선 새로운 플랫폼인 구글 TV를 다루는 세션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이다 보니 주변에서 안드로이드에 대해 이야기를 할 개발자들도 많았죠. 

안드로이드 개발자 랩은 기술 범위와 참여하는 사람이 모두 안드로이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기술적인 범위가 넓으면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짧은 시간에 관심 주제를 심도 깊게 다루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개의 개발자 행사가 특정 회사에 초점을 모으기 때문에 구글의 Post ADL은 상대적으로 특이한 행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범위하게 개괄적인 부분을 다루는 행사가 있다면 특정 주제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는 이런 행사도 있어야 하죠.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과목이 있다면 전공을 쌓을 수 있는 과목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행사도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번째 세션은 한글과 컴퓨터에서 준비해주셨는데, 한글과 컴퓨터 팀의 경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씽크프리(ThinkFree)는 상당히 다양한 해상도와 사이즈를 가지는 기기에 탑재 되었더군요. 제가 자주 이용하는 7인치 갤럭시 탭에도 씽크프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글과 컴퓨터 팀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화면을 수정된 여러 개의 뷰로 분리하고 그것을 합성하여 하드웨어마다 적합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런 방법도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인시그널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 우리가 플랫폼을 개발해 나가야 할 길에 대한 고견을 들었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해서는 인시그널의 고현철, 유형목님이 쓰신 서적을 보아서 어느 정도는 중복된 내용이기도 했지만 중국에 대한 견해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450달러에 듀얼 코어 안드로이드 폰과 99달러 MIP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태블릿이 발매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 중국의 전자, 컴퓨터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경쟁해야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450달러 듀얼 코어 스마트폰을 만든 메이주(Meizu)사가 자사의 소프트웨어 스택과 하드웨어를 모두 외주 없이 개발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는 조금 놀라웠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런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흔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정말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고 더 나아가지 않으면 중국에 밀릴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세션이었던 구글 TV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분들은 스마트 TV가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또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에 구글 TV에 대한 발표를 보고 이런 생각이 무의미해지는 시점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구글은 스마트 TV의 현실화를 위해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지나치게 밝은 색상(#F1F1F1 이상)이 텔레비전에서 곤란하게 보인다는 부분, 가로가 넓기 때문에 콘텐츠를 응집력 있게 묶고 여러 콘텐츠를 나누어 보여주는 점, 오버 스캔으로 인해 화면이 잘리는 부분을 고려한 동적 화면 구성, 좌·우와 상·하의 거리감을 다르게 느끼는 부분이나 스마트폰과 달리 메뉴를 버튼을 눌러 꺼내지 않는 사용 패턴을 고려한 인터페이스까지, 구글은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부분을 신경 쓰면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연구와 노력들이 모이면 스마트 TV의 현실화는 시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식사와 쉬는 시간 틈틈이 발표자나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관심이 유사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더 쉽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구글 개발자들을 만나 세부적인 내용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또 참석하겠습니다. (남아 있는 자리만 있다면요.) 다시 참여해보고 싶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담론을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이번 행사는 행사 자체가 큰 선물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선물을 만든 구글팀, 발표자, 참석자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좋은 개발을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구글코리아 Developer Relations Program Manager 권순선 / Marketing Specialist 송주현